지난 주말 양평 길을 달렸습니다.
가는 길에서 보는 풍광이 온통 꽃으로 아주 좋았습니다.
옛 생각이 났었습니다.
장모님 모시고 쑥도 캐고 꽃구경도 하고, 그러나 양평 가는 길은 좀 짜증 나고 4월 중순임에도 밖은 좀 추웠던...
엊그제는 3월 말이 자 4월 초인데 날도 너무 따듯하고 벚꽃이 가득해서 주위를 살펴보니 모든 봄꽃이 다 피어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복수초가 활짝인 양평에 벚꽃, 황매, 청매는 좀 떨어지는 과정이었고요, 살구 꽃, 앵두꽃, 조팝나무, 진달래, 개나리, 목련, 라일락은 피기 시작한 것 같고요, 할미꽃, 튤립, 수선화 등등으로 세상이 합창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좀 궁금해지더군요.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으로는 꽃이 필 때는 그래도 며칠씩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피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피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고요.
아마 첫째는 유난히 추었던 겨울에 비해 갑자기 그리고 유난히 따뜻한 봄 날씨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과
둘째는 꽃나무들이 그 반대로 지금이 아니면 꽃을 필 시기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서( 즉 다시 기온이 내려갈 것을 예견해서) 그런 게 아닐까?
그런데 이렇게 한꺼번에 꽃은 피었는데 벌이나 모기 같은 작은 벌레들이 안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즉 이런 벌레들이 시끄럽게 날아다니지 못하면 꽃들이 수정하지 못하고 지게 될 것이라는 거죠.
아직은 이른 때라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꽃들로서는 불행일 것입니다.
물론 수정으로 인한 과실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크지는 않아도 분명히 영향을 받기는 할 것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4월 중순부터 5 중순까지는 대량으로 피는 꽃들이 생각나지 않네요.
벌이나 모기들한테도 치명적일 듯합니다.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기 힘들어지면 독해집니다.
같은 이치로 날 벌레들도 독성이 심해질 것입니다.
이는 결국 이런 벌레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사람이나 동물에 대한 공격도 심해질 것이고요.
직업에서 오는 지나침이겠지만 따뜻한 봄날에 병을 걱정해야 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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