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감

우리는 겉치레에 눈이 멀어 본질을 잊어가고 있다.

강남하라비한의원 2023. 7. 12. 15:26

요즘 밖을 보면 필자만의 입장인지는 모르겠으나 듣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 않은 일들이 많습니다. 모두가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니 그러려니 합니다만 때로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한 마디 하고 싶기도 합니다. 세세한 일들을 나열하기는 너무 번잡하기도 하지만 그러나 좀 더 근원적인 생각을 하다 보니 본질과 지엽으로 단순화시키는 것이 편합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 - 즉 일에는 그 일이 의미를 가지는 본질이 있고 의미는 약하지만 그러나 눈길을 끄는 겉치레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니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매체를 보면 매체에서 전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와 없어도 좋지만 그렇다고 그냥 있다 해서 나쁠 건 없거나 혹은 있으면 오히려 본질을 가려주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언제부터인가 - 아마도 아주 오래전부터 겠지만 - 매체는, 그리고 매체를 따르는 대중은 후자에 치중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매체의 존재 이유가 헷갈리기 쉬운 대중의 눈길을 제대로 짚어주는 것일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체 스스로가 겉치레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우는 것에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은 합니다.

현재의 우리 생활과 관련 있는 최근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고급 아파트에 하자가 많다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하자가 많으면 고급이라는 말을 붙여서는 안되는데 적당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서 이렇게 표현합니다. 즉 적어도 일반인들이 평생을 먹고 살면서는 저축할 수 없는 가격대의 아파트들이 비가 오면 새거나 물이 들어오거나 무너지는 일들이 보도됩니다.

집의 본질은 비바람을 피하고 안락하게 쉬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본질이 없는 아파트가 그렇게 높은 가격이라는 것이 문제인 것이죠. 대신 조경이나 구석구석 이쁘게 만들어 놓은 것에는 분명히 돈이 들어가는 것이지만 그러나 이것은 겉치레에 불과한 것이죠. 이미 본질은 없어진 현실임에도 여전히 우리는 그런 아파트에 욕망을 드러냅니다. 그 욕망의 바탕에는 겉모습과 그리고 소위 이름이라는 데에서 동반되는 여러 분야의 허위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본질이 없으면 가치는 없는 것에 가까이 가는 것임에도 겉모습에 매여 본질을 애써 외면하려는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하자는 고치면 되지만 이름은 쉽게 버려질 수 없다는 생각이겠지만 그러나 본질에 하자가 있으면 언제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반드시 그 대가는 누군가 치러야 합니다. 그 대가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자신감은 사실은 멍청한 것이죠.

그래서 예부터 현자들은 이러한 잔머리를 경계하고 또 그런 사람을 또한 경계하고 또 그런 사람을 따르는 대중을 경계하였다는 사실은 내려오는 많은 이야기로 입증됩니다.

상황이 급하고 주의력이 좋다면 때로는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차를 몰아도 좋다고 봅니다. 그러나 늘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차를 몬다면 결과는 반드시 사고가 나는 거죠.

요즘 비로 인해 막상 삶에 가장 중요한 조건인 의식주에서 주에 관련한 사례를 들어서 전체를 보고자 했습니다. 그래도 집에만 국한된 이야기라 너무 좁은 시야로 큰 것을 재단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만 어디를 보아도 역시 그렇다는 생각입니다.

경제를 보아도 살림살이보다는 숫자놀음 같기도 하고

사회를 보아도 기이한 논리로 잎이 나무의 그루터기를 흔들려는 모습이 너무 보이고

배운 사람들의 문화를 보아도 말 내용 중에 들어가는 미모나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 없이 끼어들게 하는 모습이나

그리고 권력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말로 표현하려다 보면 말에 앞서 욕부터 먼저 나오는 것이 현실이고

좁은 분야인 의료계만 보더라도 당장 눈에 보이는 모습만 좋으면 치료라고 말하고 또한 환자들도 그것이 좋다고 하고

기타 다른 분야도 역시 다 그러할 것입니다.

필자가 모든 면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고요. 그러나 부정적인 면이 많이 보이면( 많다 적다는 부분은 세세한 사례를 열거하면 끝이 없으므로 하나의 사례라도 그 사례가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가의 강도를 보면 많다 적다가 판단이 될 것입니다.) 결국은 사회도 무너지게 됩니다. 예컨대 우리 몸도 본질적인 에너지 생산기관인 오장이 힘들어지면 아무리 근육이 힘 있게 보여도 한순간에 병자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표현은 한순간이지만 그러나 몸에서는 수없이 조심하라는 신호들을 이미 보냈었습니다. 그러나 본질을 외면하는 마음이 그 신호들을 무시하게 만들다 보니 임계치를 넘어가는 순간에 쓰러지는 것이죠. 쓰러지는 순간에도 본질을 보는 눈을 잃어버렸기에 병자의 눈에는 이것이 한순간으로 보이고 운으로 보일 뿐인 것이죠.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