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감

어제의 몸과 오늘의 몸은 항상 다릅니다.

강남하라비한의원 2023. 9. 1. 13:48
꽃나무가 이뻐서 사다가 마당에 심어 놓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의 모습이 바뀌게 됩니다. 왜냐하면 꽃나무는 매 순간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가지도 뻗고 잎이 나고 그리고 먼저 난 잎이나 꽃은 지게 되어 주위와의 어울림이 틀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의 모습으로 최대한 되돌리기 위해서는 가지치기나 혹은 주위의 다른 식물들을 정리하게 되죠.
필자는 이런 경우라도 인위적인 다듬음은 최대한 자제하는 편입니다만 때로는 전체적인 조화를 위해 과감하게 가지치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 해가 바뀌는 시간이라면 그 변하는 정도가 크고 비록 짧은 기간이라도 여름에 비가 온 후에는 역시 그 변화의 폭이 큽니다. 물이 많아지고 기온도 따듯하면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매 순간 바뀌는 이유는 식물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살아있으면 모든 생명체는 밥을 먹고 똥을 싸야 합니다.
그런데 밥을 먹고 똥을 싸는 과정에서 에너지의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즉 공기와 음식으로 들어오는 에너지양과 모든 구멍으로 나가는 대 사후의 배출물과는 에너지의 양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물론 당연히 후자가 적지요. 들어오는 에너지와 나가는 에너지의 차이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들어간 에너지양인데 바로 우리가 숨 쉬고 움직이고 기타 활동하는 에너지로 쓰이는 것이죠.
식물은 잔뿌리 근처에서 필요한 양분을 빨아들이면 곧 없어진 양분을 찾아내기 위해 잔뿌리는 좀 더 넓게 내야하고 그 잔뿌리를 유지하기 위해 굵은 뿌리도 성장시켜야 합니다. 잎도 마찬가지로 햇빛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 사이 줄기도 커야 하고 꽃도 피워야 하고 바람에 저항도 해야 하고 벌레들에 대항도 해야 하는 대사 활동을 하다 보면 더 많은 에너지 조달이 필요하게 되어 결국은 새잎을 내야 하고 잔가지를 발달시켜야 합니다. 그러니 한 시도 같은 모양의 형상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끝없이 성장할 수는 없습니다. 종마다 에너지를 흡수하는 한계가 있어서 비록 충분한 성장 배경을 만들어 주어도 결국은 한계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면 잎은 말라가고 때로는 씨앗으로 남겨서 다음 해에 나기도 합니다.
사실 식물을 길러본 사람들은 이 과정을 너무도 잘 알 것입니다. 왜냐하면 바로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필자기 눈에 보이는 식물의 예를 든 것은 바로 우리 몸도 비록 눈에 바로 보이지는 않지만 똑같은 생명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한마디로 우리의 몸은 매 순간 같은 상태가 아닙니다. 즉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그리고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 매 순간 변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 변화의 큰 줄기는 위에서 말한 식물과 다름없습니다.
식물이 성장하면서 가지와 잎을 내고 한편에서는 먼저 난 잎을 떨어뜨리거나 말려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듯이 우리 몸도 매 순간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우리의 세포는 매 순간 분열하여 새롭게 만들어지고 반대로 죽어가는 세포도 매 순간 나오는 것이죠. 바로 이 죽어가는 세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건강을 유지하는 큰 조건이 됩니다. 즉 살기 위해 밥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똥을 싸지 않으면 내부가 썩어 죽게 되는 이치로 바로 이 똥을 어떻게 재활용하거나 배출하느냐가 나이가 들수록 중요하게 되는 것이죠.
한의학에서는 이 똥을 습담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습이란 비생리적인 물기를 주로 말하고 담이란 물보다는 유동성이 적은 비생리적인 노폐물이나 체액을 뜻합니다.
꼭 몸에 필요 없는 중금속이나 기타 화합물이 몸 안에 있어 대사를 방해할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에 꼭 필요하지만 과도한 양이면 그 자체가 노폐물이 되는 것이죠.
이 습담은 생명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늘 생성되고 배출됩니다. 그러나 몸이 힘들면 배출이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그 순간부터 병리는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이 병리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건강 관리인 것이고 만일 이것이 어려워지면 정상 생리를 방해하니 병리는 그 방향대로 진행하게 됩니다. 나무도 고목이 되면 대사가 늦어지고 한편에서는 썩어가는 줄기가 생기듯이 사람도 나이가 들면 대사가 더디어 순환과 회복력이 늦어지게 되고 그 결과로 몸의 어딘가는 병리가 진행됩니다.
우리 몸의 여러 부위 가운데 점막은 세포의 생로병사가 빠른 편인데 그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혀를 보면 됩니다. 설태가 두껍거나 태의 색이 갈색으로 변해가거나 설태가 떨어져 나갔거나 하는 증상은 바로 습담의 성질과 깊이를 알려주는 신호가 됩니다. 즉 병리가 진행 중이란 뜻입니다.
이렇듯 하루도 몸의 상태가 같을 수는 없는데 하물며 젊었을 한창인 때를 기준으로 자신의 몸을 바로 보는 습관적 인식은 어리석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평소에 자신은 힘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의 병증으로 고생하는 이유는 이러한 인식상의 문제로 보입니다. 이러한 인식상의 오류나 구체적인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과 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일단 자신의 혀 상태를 보고 다른 사람들과 차이 나게 다르다고 생각되시는 분들은 자신은 병증 안에 속해 있다고 인정하시는 편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