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감

식물도 한약 처방을 좋아한다는 증좌

강남하라비한의원 2023. 12. 13. 17:07
여기 오시는 분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한약 처방은 반려견이나 반려묘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즉 사람이나 동물은 상세한 면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생리는 공통입니다. 생명체의 기본 생리는 단순히 사람과 동물과의 사이에서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에서도 여전히 통합니다. 이것은 실험을 통해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약을 달인 찌꺼기를 밭에 뿌려주면 작물이나 화목이 매우 튼실하게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직접 주면 때로는 너무 진하여 오히려 손상이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발효시켜 주면 같은 상추 밭이라도 찌꺼기를 뿌려준 곳과 뿌리지 않은 곳과는 색깔이 확연히 다릅니다. 당연히 약재를 뿌려준 곳의 작물은 겉보기도 튼실해 보이고 또한 병충해에도 강하고 맛도 좋습니다. ( 비료로 보충해 준 것보다도 훨씬 강합니다. 이것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누구나 해보면 금방 확인되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약 찌꺼기 대신 한약을 복약 한 후에 비닐봉지를 물로 헹구어낸 물을 주어도 역시 좋습니다. 물론 발효되면 더 좋고 발효가 안되더라도 농도 매우 약해서 그냥 바로 주어도 좋습니다.
필자의 집에 대충 삼십 년 된 큰 화분에 관음죽이란 화초가 있는데 그동안 분갈이를 해 준 적이 없습니다. 화분이 너무 무거워 다루기도 어렵고 뿌리가 화분을 가득 채워서 어찌할 수도 없고 그러면서 잎들은 끝이 누렇게 갈라지고 마르고 해서 저절로 죽기만 기다리는 상태였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몇 년에 한번 어쩌다 줄기를 잘라내기는 하였습니다.
그런데 화분이 실내에 있지만 그래도 잎에 늘 먼지가 앉으니 잎 색깔이 늘 흐리게 보여도 오래전에 돌아가신 장모님께서 좋아하셨던 화분이라 그냥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잎 색깔이 진한 초록색을 띠면서 윤기가 납니다. 처음에는 생각 없이 그러려니 했다가 매일 보면서도 변화에 무감각한 필자 자신이 어느 날 한심스러워졌습니다. 그때까지도 잎이 그렇게 유난히 진하고 빛나는 것은 집사람이 장모님 생각에 청소하면서 잎을 습포로 닦아주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잎이 한 둘이 아니니 그것을 일일이 닦아주려면 허리도 많이 아프고 잎끝이 얼굴 피부를 찌르기도 하는 번거로움과 노동 시간도 많이 소요될 것이니 적당한 시기에 아내를 칭찬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아내와 이야기하다 보니 그건 아니고 아내가 먹고 난 한약 봉지를 헹구면서 그 물을 모았다 화분에 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저렇게 변했다고 합니다. 즉 관음죽 전체가 활기차고 잎도 진해진 것이죠. 그러면 잎 위에 있었던 먼지는 어떻게 된 것일까요?
실내지만 잎이 호흡 운동이 강해지면 잎을 이루고 있는 많은 세포들은 먼지 같은 이물질을 밀어내게 됩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습포로 닦지 않아도 스스로 먼지를 털어내는 것이죠. 마치 우리가 늘 경험하듯이 고기나 질긴 섬유질이 이빨 사이에 끼어있을 때 이쑤시개로 처리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빠지는 이치와 같습니다. 이빨 사이에 아무리 꽉 끼어도 결국은 나오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빨이나 잇몸이 이것을 비생리적인 이물질을 인식하고 잇몸이나 이빨 자체가 조금씩 움직여 빠지도록 하는 것이죠.
바로 이 부분은 아주 중요한 생리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세포는 자신의 생리 활동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이물질이 근처에 있으면 우리도 모르는 미세 운동으로 이것을 밀어내는 생리이치입니다. 젊으면 이 생리가 강하고 노인이 되면 이 생리 활동이 느려지니 단체 회식을 하면 이쑤시개를 찾는 순서는 나이순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 중요한 생리는 담석이나 신장 결석 등이 한약 처방으로 치료가 되는 이치를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경험은 모든 과학적인 발전의 기본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