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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야 잠을 자는 이유와 불안증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24. 1. 22. 13:41

잠을 잘 때 엎드려 자야 편하다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는 잠을 잘 때 바닥에 등을 대고 자거나 옆으로 잡니다. 한 자세로 오래 자게 되면 혈액 순환의 문제가 생기니 몸은 스스로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몸의 자세를 적절하게 바꾸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다가 엎드리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이는 곧 엎드려 자는 것은 정상 생리에서 벗어난 병리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오래전에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여유 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가르침을 내려주시면 더욱 좋고요.

위 글에서 미처 살피지 못한 면을 추가합니다.

사람이 잠을 자게 되면 정상적인 경우에는 피를 내장에 저장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잠을 자면 활동성이 떨어지니 말초 근육 등에 피를 보내야 할 필요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옛 한의학에서는 간에 저장된다고 하였는데 필자의 생각은 간이 크니 많은 부분을 간에 저장하다는 뜻이지 그렇다고 다른 장에는 보관하지 않다는 말은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누워있으면 서 있는 것이 비해 중력의 작용으로 대동맥에서 나가는 피는 에너지가 덜 들고 폐정맥에서 들어오는 피는 에너지가 더 든다는 것이지요. 즉 심장에서 나가는 피는 쉽고 들어오는 피는 더디면 심장 안에서 들고 나는 혈류량을 균형 있게 조절하기 위해서는 정맥에 혈류를 늦추어야 하니 혈관이 많은 내장에 피를 저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부분은 해부학 정보가 있어야 쉽게 이해되실 것입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시고 지나가도 좋습니다.

한편 그냥 음양론으로 밤은 음이니 낮에 활동한 양기는 음장인 오장으로 들어가고...)

혹여 그러면 심장에서 대동맥으로 피가 쉽게 나가고 또 폐정맥에서 심장으로 피가 쉽게 들어오게 인체가 설계되었다면 더 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만일 그렇게 되면 심장 근육은 늘 피로에 지쳐있게 됩니다. 물론 이런 증상을 가진 분들도 드물지 않게 있습니다. 심계항진이라는 표현으로 맥이 빨리 뛰거나 얼굴로 열이 오르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그래서 잠을 잘 못 자는 증상들인데 이것은 병리 증상입니다. 심부전으로 고착되기 전에 치료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엎드려 자면 편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폐와 등 근육이 심장에 무게를 주게 되면 대동맥이 압박을 받게 되니 나가는 피는 좀 줄고 폐정맥에서 들어오는 피는 일정하거나 혹은 조금 줄거나 할 텐데 그러면 심장안에 혈류량이 모자란 빈 공간이 생기지 않습니다. 문제는 심장근육이 탄력이 좋다면 피가 많이 나가거나 적게 들어와도 심장 공간을 혈류량에 맞추어 조절이 가능할 것인데 심장근육의 탄력성이 떨어지게 되면 이러한 조절이 어려워지니 엎드려 자게 함으로써 물리적인 조절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엎드려 자는 것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심장과 부위의 근육들을 정상 생리로 돌려놓으면 될 것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엎드려 자는 것을 치료하는 것은 이미 진행 중인 심부전증을 치료하는 것과 같은 의미인 것입니다.

20대 후반의 한 젊은 사람의 치료 사례를 통해 이를 입증해 보입니다.

엎드려 자는 증상에(= 심부전) 관한 한약처방 치료 사례 (11101 )

1. 주요 증상들

- 불면

- 목덜미 뻣뻣

- 야뇨증

- 엎드려 자야 함.

- 대인기피증 등 여러 불안증

- 발기부전이 된지 수년

2. 부수 증상들

- 위염

- 과체중

- 표정이 짜증으로 굳어있음

3. 진단 지표

- 설비대, 태후

- 명치경직

- 심장항진으로 살짝 혈압

4. 변증

심소약에 간울

5. 치료

거습위주

6. 투약

1) 약 두 달 투약하였음

2) 한 달이 지나자

- 발기력 회복

- 피가 잘 도는 느낌(처음엔 가슴에서 손끝까지 뜨끔한 느낌이고 한 보름 지나자 발끝까지 피가 가는 느낌)

- 얼굴색이 뽀얘짐

3) 두 달이 지나자

- 한 달 보름쯤에 처음으로 똑바로 눕고 자기 시작함. 그런데 자고 나면 엎드려 있음.

- 사람들 앞에서 전처럼 위축되지 않는다.( 불안증이 치료되었다는 뜻임)

- 검진 시 혈압이 떨어졌다

- 두 달이 되어가자 똑바로 누워 자도 나중에 엎드려 있지 않는다.

7. 후기

1) 처음 내원 시 비록 젊은 나이지만 복약 기간은 6개월을 추천하였으나 증상이 없어지자 두 달 만에 끝낸 것은 아쉬웠음.

2) 수 년이 지나 다시 왔는데 이제는 엎드려 자는 것은 없다 함.

다만 심부전증은 다시 생겨 흉통과 혈압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 것은 초기에 성급히 치료를 끝낸 것이 한 원인이 되었을 것임.

3) 생활섭생의 절제는 젊은 탓으로 아직 무리일 것 같음.

4) 아시겠지만 위에 주요 증상들은 거의가 심장 증상들임.

5) 젊기에 치료도 쉽지만 그러나 젊은 나이에 심장 증상들이 심한 것은 나이가 들면서 더욱 조심스러운 생활섭생과 한약처방으로의 관리가 필요할 것임. 물론 지금도 하고는 있지만 조금 편해지면 다 잊고 무리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