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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해 보이는 운전자의 어이없는 교통사고는 뇌전증일 확률이 높습니다.

강남하라비한의원 2024. 4. 17. 15:33

자동차 추돌 사고 가운데 마치 졸음운전으로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컨대 속도가 올라가거나 혹은 운전 방향이 제멋대로가 아닌 그냥 상속도로 거침없이 달려가 앞차나 시설물을 들이 받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런 사고를 보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졸음운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사고 낸 운전자의 이야기도 졸았다고 말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런 사고에는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증상이 들어 있습니다.

바로 간질 (=뇌전증)인 것이죠.

우선 필자가 과거에 겪은 일을 이야기합니다.

7인승 에스유비차를 사서 출근한 지 며칠 된 시기였습니다.

서초동 교대 정문 앞에( 당시는 곱창집 있는 곳을 후문으로 불렀습니다.) 신호등에 결려서 서 있었습니다. 바로 앞은 출근 시간이라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고 있었고요. 그런데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필자의 큰 차가 움찔하였습니다. 뭔 일인가 보았더니 택시가 제 차를 정면으로 받은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제 차는 큰 부서짐은 없었고 다만 뒤 범퍼가 조금 어긋난 상태였는데 새차라 기분은 좀 거시기했지만 그냥 다녀도 될 것 같았습니다.

잠시 기다려도 택시는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먼저 내려서 미안하다는 말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런 기척이 없어서 창문을 두드리니 그때야 비로소 얼굴을 마주합니다. 그런데 눈이 좀 풀려 보였고 뒷좌석에 젊은 택시 손님 있었는데 입과 이마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호등도 있고 사람들도 건너고 있고 주위의 차들도 다 서있는데 왜 속도를 줄이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자신도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졸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약물에 취한 것 같지도 않았고요.

직업적인 관찰력으로 눈을 보니 간허증상이 배어있었는데 바로 이해했습니다.

이 사고는 간질발작으로 인한 것이었다고요.

비슷한 사고들은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다만 필자의 경우는 시내 한가운데이고 택시가 그전에 교대역 사거리에서 출발해서 속도가 높지는 않았기에 그나마 다행이었고요. 만일 필자가 그날 왠지 일 차선에 일찍 들어가고 싶어서( 평소에 남부터미널에서 좌회전하기 때문에) 교대 정문 앞에 서있지 않았다면 아마도 길을 건너던 몇 사람은 택시에 치였을 것입니다.

그래도 감성적으로 답답한 것은, 시간이 조금 흘러 택시 기사가 제정신을 차린 것이 확실해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과를 한다거나 자신의 실수가 얼마나 위험했는지에 대한 인식이 보이지 않고 남의 일 보듯이 하더군요. 필자로서는 그냥 액땜했다 치고 그래도 내 차가 작은 승용차가 아니었던 것에 감사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차가 일 차선에서 받치지 않았다면 적어도 수 명의 사상자가 예상되었을 텐데 제 의지는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복받을 일을 했다고 좋게 좋게 출근을 했었습니다.

뉴스를 통해서 보면 이런 간질에 의한 추돌 사고는 많아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것이 간질증상인 줄을 본인들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죠.

종종 이런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한테 운전을 조심하라고 말씀을 드리면 몇몇 분들은 무슨 말인지 아시고 운전을 하지 않는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차를 타고 다니면서 일을 하시는 분들은 병원에서 간질이라고 명시적으로 말해주지 않으면 자신이 간질임을 모르므로 언제라도 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죠.

간질이라고 하니 길거리에서 거품 물고 쓰러지는 것 만을 그려서는 안됩니다.

그냥 멍 때리는 것도 간질이고 잠시 시야가 흐려지고 사지에 힘이 빠지는 것도 간질이고 시야가 아리아리해지거나 어지러운 것도 간질이고 근경련도 간질입니다. 범위가 넓으니 대발작이고 동시에 전신 발작만이 간질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소 발작이고 부분 발작이라고 주위의 환경에 따라 치명적일 수도 있으니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형 병원에서 검진 시에 나타나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하나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전조증상을 다양하지만 몇 가지만 이야기하면

- 갑자기 아득하게 피로감이 몰려온다.

- 그러면서 졸음이 멀리서부터 천천히 다가오는 것 같다. (즉 잠을 못 자서 막 졸리는 것이 아님)

- 시야가 어지러운 것은 아닌데 (어지러울 수도 있지만) 아득하게 느껴진다.

- 가슴이 뛰고 얼굴에 열이 오르고 불안해지고 머리가 텅해진다.( 이러면 거의가 공황장애로 진단을 받는데 대부분의 경우 간질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 갑자기 사지에 힘이 쭉 빠진다.

- 그리고 이런 증상은 비슷하지만 전에도 몇 번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가면 대충 없어진다. 그래서 대충 지나가지만 그러나 주의 깊은 분들은 이에 대한 증상 이름은 몰라도 본인의 경험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치료와 예방은 어떻게 하나요?

1) 임시 치료는 설탕물을 마시고 단 10분 만이라도 잠을 잡니다. (예컨대 고속도로를 혼자 운전할 때)

2) 예방은 이것은 체질적으로 많이 오고 변증은 간의 허증이므로 몸에 맞는 간허처방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래도 일이 힘들면 다시 올 수밖에 없으므로( 왜냐하면 체질적인 요소라) 그때마다 한약처방을 받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참고로 대발작 전신발작도 한약처방으로 잘 치료된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한약처방은 뇌를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간과 심장을 치료하여 뇌로 가는 기혈을 도와 뇌의 병리적인 원인을 없애주는 것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