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감

이 나라의 마지막 관광상품은 한방치료일 수밖에 없는 이유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24. 12. 27. 13:41

투자비가 대체로 적은데 비하여 가득률이 높은 부문은 관광입니다. 특히 국내에서 외국인들을 상대하는 관광업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이니 국내인을 상대로 한 관광업과는 달리 나라의 부를 그만큼 늘여줍니다. 즉 관광업은 좋은 사업이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늘리는 것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이에 대한 첨언은 실없는 말이니 여기서 그칩니다.

필자가 젊은 시절에 김제 만경 고속도로를 달려보고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여느 지방에서든 보이는 산이 없고 대신 큰 하늘과 지평선이었습니다. 당시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렇게 넓은데 저 아득히 먼 곳까지 논일하러 갔다 오는 것도 힘들 텐데 어떻게 새참과 점심밥을 옮겼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에서만 살아왔던 감성으로서는 뭔가 쉬워 보이지 않았던 것이죠.

그러다 세월이 흘러 관광이란 개념이 매체에서 흔하게 보이기 시작했었습니다. 놀러 가는 이유는 아무리 소주와 삼겹살 구이 그리고 관광버스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본질은 평소에 자신의 주위에서 보지 못했던 것을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나라는 면적이 작다 보니 단풍 구경 외에는 특별히 볼 것이 없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여러 지자체에서도 이에 대한 고민은 많이 했던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강원도나 큰 해수욕장 근처나 큰 절이 있는 지역은 이미 관광지로서 이름이 나있었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밋밋한 풍광이니 관련 공무원들은 고민만 했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세월은 좀 더 흐르고... 마침 김제 지역에서 사회 활동을 많이 하시는 후배님을 만나 필자가 제언을 하나 합니다. 관광객을 꼬이게 하려면 남과는 다른 점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 마침 김제는 다른 지역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자연환경이 있다. 그건 바로 지평선이다. 즉 지평선을 가공하면 뭔가 있을 것도 같다 하고요. 꼭 필자의 제언 때문은 아니겠지만 요즘은 하나로마트에서 지평선 쌀이란 상품도 보게 되었습니다. 2,3년 전에 그곳을 지나갈 때 보니 지자체에서 아주 큰 글자로 지평선이란 단어도 써놓았더군요. 아마 이제는 지평선 하면 김제 만경이 연상되지 않을까 합니다.

요즘 소위 K 문화라 해서 음악 음식 화장품 등등에서 세계적으로 관심을 많이 끌고 있고 동시에 경제적 수입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K 문화 상품이 오래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죠. 왜냐하면 유행은 늘 변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므로 우리는 늘 다양한 관광 상품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것도 우리 것으로 그리고 오래갈 수 있는 상품으로요.

다른 나라에는 없고 이 나라만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러면서도 돈이 될 수 있는 것으로요.

바로 한방치료입니다.

물론 한방 치료는 중국에도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보면 오늘날의 중의학과 우리의 한의학에는 뿌리는 같아도 마지막 줄기와 잎새는 다른 면이 많습니다. 이것을 제대로 마케팅화하는 작업을 거치면 바로 우리만 갖고 있는 한의학과 한방 치료가 됩니다. 양방에서 치료할 수 없는 수많은 내과 질환 그리고 예방적인 치료는 그 자체로서 분명히 금덩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바로 이 부분을 마케팅하는 작업이 시급합니다.

마침 세계의 모든 분야에서 큰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미국의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이미 벌써 트럼프가 대통령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필자가 바로 눈여겨 본 뉴스가 있습니다. 그것은 보건부 장관을 (정확한 공식 명칭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의 조카를 지명하였다는 것입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라고 기억합니다만 하여간 그 사람이 거대 제약사들의 불공정하고 강압적인 자세를 손보겠다는 발언을 기억합니다. (참고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코로나 백신을 반대한 사람입니다.) 즉, 그동안 세계적인 제약회사의 영향으로 양의학에 비해 홀대받아온 한의학을 지금이 널리 알릴 수 있고 마케팅화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시기이니 한의학계나 K 문화의 마케팅 담당하시는 분들의 관심과 예지가 기대됩니다. 제발 실기하지 않도록 했으면 합니다.

비슷한 전통 의학이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한의학이 중국의 중의학과는 다른 점이 있어야 합니다.

중의학은 한의학에 양의학을 혼용하여 얼핏 보면 효율이 더 좋아 보이기는 합니다. 아마도 부분적으로는 그렇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심지어 우리 한의사들도 양방을 응용하지 못하는 우리의 한의학이 중의학에 비하여 불리하다고 생각하기도 하나 봅니다. 필자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전혀라는 말은 좀 지나치지만 그러나 한방 치료에서 양방 치료를 혼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하고 동시에 오히려 치료 효율을 더 떨어뜨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한의학(韓醫學)은 동아시의 전통의학 가운데 핵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이루어진 자료를 정리해서 마케팅화시킬 여지는 많이 있습니다.) 그것은 변증시치를 바탕으로 한 개별적인 치료지요. 중의학은 이미 양한방 혼용이라는 (혹은 병행) 치료법이 최초의 의도는 그렇지 않았겠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객관화 내지는 획일화 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개별 치료의 강점은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물론 필자가 중의학 현실을 깊이 알지 못하는 것은 염두에 두고 읽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바로 이러한 맞춤 치료를 상품화시키면 여타의 동아시아의 전통 의학과 충분히 차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맞춤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몸의 병리와 약초의 기미를 알아야 하는 것인데 이것은 한의사의 개별적인 실력 차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공부를 통해 서서히 맞추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급한 것은 전문가들이 모여서 어떻게 한방 치료를 마케팅화할 것인가에 대한 탐구와 실천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