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떨어지면 동물들뿐 아니라 식물도 힘듭니다. 왜냐하면 식물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숨도 쉬고 밥도 먹어야 하는데 추우면 이런 생명활동에 장애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식물들이 추위로 인해 말라죽는 시기는 1월의 한겨울이 아니라 2,3월의 늦은 겨울입니다. 왜냐하면 그때가 되면 뿌리가 호흡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12월 혹은 1월 초에 영하 15도가 내려갔다고 하면 나무의 가지나 잎은 당연히 얼게 됩니다. 그러나 뿌리는 아직은 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름과 가을 동안 땅이 열기를 쌓아둔 내공이 있어 그것으로 버티는 것이죠. 그런데 2,3월이 되면 열기는 식어지고 한기는 점점 더 두꺼워집니다. ( 언 땅의 두께가 두꺼워진다는 것이죠) 그러다 잔뿌리가 얼게 되면 뿌리는 호흡할 수가 없으니 물과 영양 부족으로 나무는 죽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나무뿌리가 땅속 깊이 들어가야 합니다. 추운 지방의 나무들이나 소나무 같은 침엽수는 나무뿌리가 옆으로만 퍼지는 것이 아니라 땅속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냉이 나물을 보면 됩니다. 겨울에 잘 버티는 냉이는 잎이 누렇게 말라가도 잘 살아가는 이유는 냉이 뿌리가 땅속으로 깊이 들어가 있습니다. 반대로 일 년생인 풀이지만 고추는 비록 밑동이 두꺼워도 겨울을 나지 못합니다. 마른 줄기를 잡아당겨보면 밑동의 흙덩이는 크지만 깊이는 생각보다 짧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이것입니다.
즉, 열기도 쌓이면 그 후과가 오래가지만 같은 이치로 냉기도 쌓이면 역시 후과가 오래간다는 것입니다. 이 이치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하지 동지 때가 가장 덥거나 추운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한여름이고 한 겨울인데 그러나 땅속에서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이치는 우리 몸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속열(여기서는 허열이라기보다는 그냥 대사열)이 많으면 비록 병증이나 외부 환경이 나빠져도 그동안 쌓인 열기로 오래 버틸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열이 모자란 경우는 병증이나 외부 환경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 금방 지친다는 것이죠. 그리고 냉기가 쌓이면 바로 위험해지는 것이죠. 예컨대 에너지를 있는 대로 바로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 오래가면 몸 안에 냉기가 쌓이는 것인데 그렇다면 만성적인 병증이나 외부 환경의 변화에 바로 무기력해집니다. 즉 면역력이 고갈된다는 말입니다. ( 소위 -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 살찐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는 암에 대한 저항력이 낫다는 주장이 충분히 합리성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치를 바탕으로 겨울과 초봄의 생활섭생은 생각해 봅시다.
- 살찐 분들은 에너지 부족은 없을 것이니 오장의 균형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오장의 불균형이란 예컨대 소화기관은 크고 강한데 심장이 약하면 늘 심장 과부하로 심부전이 우려되는데 이런 상태에서 좀 더 강한 운동이나 보약 등은 심장을 더욱 병리적으로 만들어 갑니다. 바로 이 부분을 경계하여야 하고 한약처방으로 교정해 주면 최선의 선택입니다.
- 마른 분들은 에너지가 부족한 편이니 속에 냉기가 쉽게 쌓입니다. 물론 겉보기에는 허열이 심해 속열도 깊게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먼저 허열을 잡고 그다음에 영양과 휴식으로 에너지를 쌓아두어야 합니다.
- 노인들은 늘 에너지가 부족하고 또한 에너지가 쌓이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오장의 균형 잡기와 에너지 보충을 동시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여름처럼 더위가 심했거나 (=에너지 소모가 많았거나) 혹여 겨울이 너무 춥거나 하면 에너지 고갈이 우려되는 만큼 시급히 이 부분을 해결해 주는 것이 응급실을 피해가는 방법입니다.
- 어린이 들은 에너지 순환이 빠릅니다. 그리고 아직은 오장의 균형이 크게 불균형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체질적인 약점이 드러나면 안 되겠지만) . 적당한 영양 공급과 놀이를 통한 에너지 발산이면 섭생에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 만성 환자들은 노인 섭생에 준하면 될 것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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