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조금은 느껴왔던 내용인데, 어쩔 수 없이 집 밖의 일반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전체적으로 음식이 달게 조리된 것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은 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의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 한국 음식이 달다는 논평이 여러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더군요.
여러 의견 중에 왜 달아야 하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달지 않다고 말하는 이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즉 단것은 사실이란 것이고 나머지의 논란은 주관적인 판단이라는 것이죠.
일단 우리 음식이 달게 변화된 이유는 많을 것입니다. 맵고 짠 것을 피하다 보니 단맛만 남았다기도 하고 요리 실력이 미치지 못하니 달게만 한다는 말도 있고 달게 해야 손님들이 식당을 찾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또 어떤 이는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한식을 편하게 조리하면서도 에너지를 보태주는 것은 설탕이니 적은 식구가 간편하고 싸게 조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이든 사실은 사람들이 그 집의 음식이 달아야 맛있다고 느끼고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결국 현대의 한국 사람들의 대부분은 단맛이 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거나 혹은 좋아한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옛날에도 그랬을 것인데 옛날에는 설탕이 귀했으므로 단 음식을 만들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옛날의 한약처방에는 단 맛이 나는 감초가 마치 필수 본초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단맛이 나는 간식거리가 귀하게 여겨지기도 했고요. 예컨대 곶감, 식혜, 엿, 배나 사과 등의 단 과일, 꿀 등의 기호 식품은 일상에서는 먹기 힘든 것들이었습니다. 특별한 날이나 손님을 접대할 때나 볼 수 있는 것들인데 그것도 여유 있는 집에서나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즉 옛날에는 단것은 귀한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단것이 귀하게 여겨지는 단순합니다.
첫째는 단것은 에너지를 바로 발산시킬 수 있는데 옛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늘 몸 안의 에너지가 부족하니 단 음식이 에너지가 늘 부족한 몸에서는 유난히 맛있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이 부분 - 즉 배고픔이 대부분 해결된 상태입니다.
둘째는 단맛이 나는 농산물을 획득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이 부분도 수입으로 해결인 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6,7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는 늘고 여전히 먹을 것은 부족하고 설탕 수입은 비싸므로 당원이라는 작고 흰 알약 같은 걸로 설탕 대용으로 사용하기는 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단것을 찾았다는 말이 됩니다.
위의 두 가지를 정리하면 우리의 몸은 에너지는 늘 부족한 상태이므로 빨리 에너지를 발산시킬 수 있는 음식이므로 단 음식을 찾게 된다는 이유가 있고 그러나 생태적으로 우리 땅에서는 단 맛이 충분한 식재료는 없으니 단 맛에 대한 갈구는 당연할 것입니다.
지금은 옛날에 비하여 위의 문제들은 해결이 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식이 달아졌다는 말이 논쟁거리가 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사람들이 단것을 찾는다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1) 요즘 사람들의 활동성이 옛날 세대보다는 많아져 에너지 발산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추정할 수 있고 (물론 육체적인 고생은 전 세대가 더 심했습니다. 왜냐하면 영양 흡수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일을 해야만 해서요. 그래서 절대적인 일 량은 지금 세대보다는 적었지요.)
2) 단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에너지 발산이 쉬워서이니 어린이나 노인들은 소화 흡수량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적게 먹고 바로 에너지를 발산시킬 수 있는 단것을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노인들은 7,80대에도 활동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집밥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인근 식당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해결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에 따라 식당에서는 음식을 달게 만들게 될 것입니다.
3) 우리 산업계의 역사에서 보듯이 이 나라에서 가장 먼저 번창한 공장이 건빵 공장하고 설탕공장이었죠. 그만큼 에너지를 갈구한 세대가 할아버지대에서 아버지 대 그리고 이어지는 지금의 젊은 세대까지 단맛에 입이 익숙해졌습니다. 지금 구로구 고척교 남단에 있었던 독립 산업이라는 건물이 건빵 공장이었는데 필자의 어린 시절의 교과서에 산업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사진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건빵은 요즘은 각종 다디단 빵으로 대체되어 여전히 사람들한테 인기가 있습니다.
4) 요즘 사람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쉬지 않고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있습니다. 예컨대 길을 가다 보면 심지어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보고 갑니다. 이것은 뇌를 가동하는 행위인데 뇌는 몸의 어느 부위보다도 에너지 소모가 큽니다. 물건을 움직이지 않아도 생각이 많아지면 에너지 소모는 근육보다 큽니다. 따라서 요즘 사람들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에너지의 쉬운 생산을 위해 단것을 많이 찾게 된다는 말입니다.
5) 식당의 한식은 이전 세대가 주역인 경우에는 어머니 할머니가 했던 방식대로 음식을 조리했으므로 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요즘 세대는 설탕이 흔해지니 재료에 구애되지 않고 (심지어 나이 든 분들도 단맛에 길들여진) 고객들의 요구에 맞추어 달게 조리합니다.
긴 이야기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 우리는 에너지를 발산하는데 식량이 늘 부족하니 단것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 그런데 옛날에는 단 식재료를 구할 수가 없어서 달게 조리할 수 없었다.
- 현대는 식당의 고객들이 에너지 발산을 많이 필요로 한다. 젊은이들은 생각이 많아서, 노인들은 ( 노인들이 수명이 길어지면서 식당의 주요 고객층으로 바뀌었다.) 생리적 조건이 단것을 좋아해서 단 음식이 맛있게 느껴진다.
- 결국 한식 음식이 달게 된 이유는 에너지의 수급과 관련된 한국인의 생리적 이유가 가장 크다.
따라서 몸과 생각과 시간이 여유 있는 사람은 전통의 깊은 맛이 배어있는 정성과 시간이 들어간 전통 한식을 쫓게 될 것이고 (그리고 지적으로 더 여유 있다면 맛의 기미를 찾아 음식을 약으로 응용하게 될 것이고)
몸과 생각과 시간이 없는 사람은 당장의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편하고 달게 조리된 음식으로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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