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감

식물도 무리한 꽃피우기는 정기가 고갈되는 듯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26. 4. 6. 15:50

요즘 온 세상이 불안한데 그렇다고는 하지만 당장 필자한테 직접적인 위협이 없기 때문인지 몰라도 혹은 따듯한 날씨로 마음이 풀어진 탓인지 마당에 있는 봄꽃들의 발육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조금 특이한 현상을 보았기에 올려봅니다.

작년에 모란이 피고 나서 금방 시들어진 것이 아쉬워 내년에는 더 많은 꽃 송이를 보여 달라는 의미에서 지는 꽃대를 모두 잘라주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에 잘라진 꽃대에서 새로운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가지를 잘라주면 꽃이 더 잘 핀다는 원예전문가들의 말이 맞다고 즐거워한 적이 있었습니다. 즉 작년에는 모란이 꽃을 두 번이나 피운 것이었습니다. 조금 흥분된 마음으로 새로운 발견인 양 이런 사례를 여기저기 퍼뜨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모란의 움이 보이지 않거나 보여도 좀 충분하지 않게 보입니다. 아마 꽃이나 피울지 의심이 가는 수준입니다. 왜 이럴까? 하다가 작년에 두 번 꽃을 피운 것이 생각난 것입니다.

즉, 모란이 추운 겨울을 겪고 따듯해지면 피는 꽃인데 시들어가는 꽃대를 가지치기 하는 바람에 모란으로서는 생전의 위협을 받았나 봅니다. 그래서 있는 힘을 다해 바로 꽃을 다시 피웠는데( 그러다 보니 두 번째 꽃들은 작약 꽃과 함께 피고 진 것이죠)... 그렇게 정기를 다 소모한 탓인지 올해는 너무 볼 품이 없네요. 그걸 보니 모란한테 미안한 느낌입니다. 사람의 욕심으로 정기를 소모시켜 꽃을 제대로 피지 못하게 한 것이죠. 물론 아직은 이런 판단이 무리일 수는 있습니다. 이달 말까지 여기저기 꽃순이 나와 화사한 모양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생명의 이치는 공통인데 사람도 마찬가지 일 것 같습니다.

젊다고 혹은 아직은 힘이 있다고 자만하여 정기를 많이 소모시키면 결국은 나이가 들면 그 결과가 안타까울 것입니다. 그래서 너무 극한 상황에 오랫동안 노출되었거나 혹은 중한 병증을 오래 않게 되면 비록 그 당시에는 회복되어 정상화된 듯하여도 세월이 흐르면 결국은 문제를 나타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구태여 구체적인 사례를 들지 않아도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언제나 건강한 생활섭생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섭생의 법칙이 될 것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