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감

작약꽃이 피면 여름이 곧 시작된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26. 5. 11. 15:04

계절의 변화가 변덕스럽다는 것은 이미 익숙한 현상이 되었다고 봅니다. 올봄만 해도 벚꽃이 평년보다 일찍 피고 졌고 5월 초순인 요즘도 작약과 모란이 같은 시기에 피기도 하고 도심의 차도 중앙에 있는 화단에는 장미꽃도 많이 보입니다. 이와 같이 자연현상이 평소의 예측에서 벗어나는 것은 사람이 사는 세상도 그런 것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전쟁이나 생각하지 못했던 주가 상승 그리고 개별적으로 일어나는 많은 황당스러운 사건들... 세상일이란 늘 그렇기는 하지만 요즘 자연과 세상사에 변화를 보면 뭔가 기존의 보편적인 흐름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게 보면 세상이 좋아지는 방향으로 가는 조정 과정 같기도 하고 우려되는 눈으로 보면 뭔가 큰 재난을 예시해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세상사의 음과 양은 항상 같이 있는 것이니 날이 유난히 더우면 또 유난히 추울 수도 있고 주가가 올라 너무 좋은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만큼 가슴 아픈 사람도 있습니다. 전쟁으로 비참한 현실에서도 또 누군가는 떼돈을 벌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에 흐름을 잘 타면 행복할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도 흐름을 언제나 잘 탈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설사 흐름을 잘 탄다고 하여도 과연 행복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행복하게 느껴도 흐름을 잘 못 타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떤 자세를 유지해야 마음과 몸이 편안할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다다르게 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몸의 긴장을 최대한 풀어놓고 마음을 가라앉혀야 합니다. 예컨대 누구는 몇 달 만에 주식으로 몇 십억 벌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동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은 "아니 지금 이 순간에 내 마음과 몸이 편안한 것이 중요할까? 그보다는 나도 빨리 따라가서 돈을 주워야지." 하는 마음이 더 현실적일 것입니다. 따라간다고 해서 나도 곧 돈을 먹게 될 것이라고는 머리로서는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그러나 감성은 더 급해서 돈이 금방 들어올 것 같을 겁니다. 매체에서는 매일 누구는 돈방석에 올랐다는 소식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나는? 하는 순간부터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렇다고 당장 내가 무엇을 해야 돈을 긁어모을지는 막막합니다. 남 얘기를 들을 때는 쉬워 보이지만 내가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마음뿐 아니라 몸도 흔들리게 됩니다.

사람의 감성을 주관하는 기관은 뇌가 아니라 오장입니다. 예컨대 심리적인 압박감을 받으면 심장이 과로하게 되고 그 결과로 역류성식도염이 생기는 이치가 감성과 오장의 병리와 관련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따라서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압박감이 들어서 마음이 흔들리면( 이때의 마음은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감성의 마음입니다.) 오장이 흔들리게 되고 그러면 몸에서는 오장의 불균형으로 병리가 생기는 것입니다.

여기에 외부환경의 변화인 날씨마저 변덕이 심해지면 이런 병리는 더욱 깊어지게 됩니다. 무언가 쫓기는 감정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데 실수가 끼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실수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개인마다 정보의 량과 질이 다르고 또한 판단할 수 있는 지적인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는 훌륭한 판단을 하고 누구는 잘못된 판단도 하게 됩니다. 이런 제한은 어쩔 수 없습니다만 마음이 급해서 혹은 몸이 불편해서 대충 잘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판단을 하게 되면 그것은 다스림이 부족한 탓입니다. 즉 자신의 능력보다 미치지 못하는 선택을 하게 됨으로 실수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 어렸을 때 들어본 적이 있는 서양 속담에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마음이라는 구절인 것이죠.

건강한 육체는 날씨가 좋다 나쁘다 보다는 날씨의 변화가 심해지면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육체에서 적응하는 시간이나 민첩성이 날씨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요즘의 날씨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일단 최근의 상황을 느낀 대로 정리해 보면

첫째, 대체로 날이 건조하다.

둘째, 대체로 기온은 높다.

셋째, 그러나 아침과 한낮의 일교차는 매우 크다.

이런 특징으로 식물들도 개화하는 시기가 전과 같지 않다.(예컨대 이번 4월 말에 이미 아카시아꽃들이 피는데 5월 초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작약은 꽃봉오리 정도입니다. 따뜻한 도심에는 물론 작약은 피어있지만 그러나 교외의 마당은 아직입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내 몸의 활동은 여전히 건강하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그러나 꽃들이 궤도를 벗어난 것처럼 우리의 오장은 조금씩 균형이 이지러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여름이나 가을쯤에 균형이 깨어진 오장의 병리는 겉보기에도 크게 나타날 것입니다.

짧게 결론을 말하자면 지금부터 생활 섭생에 유의하자는 것입니다. 작은 깨어짐은 결국은 본체 전체를 깨뜨릴 수 있으니 예방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권하고자 하는 섭생은 그냥 상식적인 것들입니다.

첫째, 일교차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옷으로 보온을 잘 해야 하고

둘째,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차분한 마음을 유지해야 하고

셋째, 음식과 운동은 항상 지나치지 않도록 유의하시고

넷째,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크나큰 사건에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마음으로 보고

다섯째, 멀리 떨어져 있는 친한 친구보다는 시공간적으로 (비록 잘 모르더라도) 가까이 있는 이웃들한테 편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얼핏 보면 순치된 소시민적인 감성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만 당장은 내가 건강해야 남도 건강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인정하시면 이러한 생활섭생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없어질 것입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요즘 듣게 되는 많은 황당한 사건들( 사회적인 사건들이나 개인인 집이나 학교에서 이해가 잘 안되는 작은 사건들까지) 이 거의가 간열이 성해서 자신도 모르게 벌어지곤 합니다. 간기운 조절하고 간열을 삭히는 한약처방이 이제는 사회적인 흐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끝 -